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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뫼얼 육아일기, 제가 아빠라고요?
    조뫼얼 육아일기 2022. 12. 19.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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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10월 17일 22시 46분
    아들이 태어났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 기억은 탯줄을 자르기 전에 피가 묻은 아들은 눈을 감고 있었다.
    탯줄을 자르는 순간
    “응애. 응애~”

    아이가 우는 순간 와이프와 나는 서로의 눈빛에서 안도감을 느꼈고, 간호사분의 출산 시간과 서둘러 사진을 찍으라는 안내를 듣고 나서야 정신을 바로 잡았던 기억이 또렷하다.

    오늘은 우리 아이가 태어난 지 63일이 되었다.
    어제 잠이 들기 전 문득 사진과 영상으로 아이 성장의 기록을 남기고 있는데, 글로도 남기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어 오늘부터 실천에 옮기기로 했다.

    오늘부터 아이와 함께하는 일상과 아빠로서 해주고 싶은 말 그리고 아빠와 아들의 동반 성장 일기를 담아보려 한다.

    매 년 와이프와 일출을 보러 갔지만 이제는 세 가족이 함께 하겠지? pixabay.com




    Episode 01
    아들이 뿌에엥~~ 하고 울면서 일어났다.
    와이프는 화장실에 갔고, 내가 기저귀를 갈아주고 거실로 나왔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나름 산뷰를 자랑하는 집이기 때문에 하얀 눈으로 덮인 산이 한눈에 보였다.
    작년 이맘때 와이프가 고양이 로로를 앉고 눈이 오는 바깥을 보고 있던 사진이 있었는데,
    올 해부터는 아들까지 함께하는 겨울을 맞이하게 되었다.

    조금 늦게, 아니 많이 늦었을 수도 있다.
    아이를 나의 삼십 대 끝자락에 낳았다는 것이,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고 결혼 적령기도 늦어지고 있어 주변과 인터넷에선 늦은 나이가 아니라고 하는 얘기도 많이 있지만, 부모와 자식의 인생의 시간은 반비례하다.
    내가 점점 체력이 떨어지고 건강하지 못할 수도 있는 확률이 증가할수록 내 아이의 체력은 좋아지고 건강하게 자랄 것이다.

    삼십 년이 넘는 시간을 살아왔지만 부모로서 책임감과 부담감은 당연하지만 가르치고 싶은 것도 그리고 알려주기 싫은 것도 있다. 난 아직도 꿈이 없다.
    꿈을 가질 고등학교 입시철, 나는 어쩌면 삶의 지루함과 여러 핑계를 대며 연극배우를 꿈꿨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큰 노력을 안 하기도 했고, 그 결과도 안 좋았는데 감흥이 없었다.
    난 꿈이 없던 게 분명하다.

    이후 이런저런 핑계로 대학에서 다른 공부를 하고 쇼핑몰 창업도 해보고 취업을 준비한다 노력했다고는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막연하게 잘 될 것이라는 환상과 은근슬쩍 부모님에 대한 지원을 바랐고, 흘러가는 대로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내가 정말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관심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이 걸 깨닫기까지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아 난 요즘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인생의 목표도 생겼다.
    작은 카페에서 책을 볼 수도 있고, 글을 쓰며 살고 싶다.
    물론 지금 아이가 태어났기 때문에 아이에게 온전한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게 당연하지만 적어도 인생의 목표를 찾았다는 안도감과 기쁨에 행복한 생각에 빠져 있곤 한다.

    내가 아빠라고..?
    아빠가 된다는 것은 남 이야기였지만 이제 내가 아빠가 되어 아이를 책임지고 키워야 한다.



    아들에게 보내는 글

    아들아 아빠야.
    하루 종일 엄마와 함께 크고 있어 가끔은 서운한 기분도 든단다. 엄마와 같이 있어서의 서운함이 아니라 내가 없는 공간에서 쑥쑥 자라고 있어서라고 할게.
    우리가 만난 지 벌써 60일이 지나고 있네.
    60일이 넘도록 엄마와 난 최선을 다해 널 키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엊그제 욕심을 못 이기고 엽기떡볶이를 먹었어. 엄청난 5단계 매운맛은 아니고 2단계로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엄마와 난 매운맛에 힘들어했단다.

    그런데 모유를 먹고 있는 아들이....
    하루에 응가를 5-6번 할 줄은 몰랐단다.
    우리에게 매운 음식이 너에겐 매운 정도가 아니라 속을 다 게워낼정도로 힘들었다는 생각에 엄마와 난 반성을 하며 다시는 엽기떡볶이를 시켜먹지 않기로, 특히 캡사이신이 들어간 음식은 먹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의 다짐을 했단다. 아직 아빠와 엄마가 많이 서툴러서 엽기 떡볶이가 너에게 그렇게 고통스러운 음식이 될 줄 몰랐어..
    이제부터는 건강한 음식만 먹기로 엄마와 다짐을 했단다.

    아들아 세상에 태어난 지 60일이 조금 넘었지?
    하루하루 건강하게 크고 자라는 모습을 보면 너에게 하루하루는 정말 신기하고 대단하고 놀라운 날들의 연속이라는 걸 느끼고 있어.
    아빠는 하루하루가 힘들다고 투정 부리고 언제 시간가나~ 이러면서 허투루 쓴 시간이 너무 많았단다.

    시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귀하다는 것을 막상 겪어보거나 시간이 훌쩍 지났을 때 후회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흘러가는 대로 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더라고.

    하지만 아들이 대단하게 세상과 하루하루 울고, 웃고 하는 시간을 옆에서 보니 이제는 값지게 써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단다.

    아들아! 엄마와 아빠에게 와줘서 고맙고, 세상에는 다 이유가 있듯이 우리에게도 너에게도 소중한 가족이라는 의미의 이유를 새기며 잘 살아보자!

    조뫼얼 아들 뒷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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