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화 유기농 카페 오토 매장 하고 싶으시다고요?

유기농 카페 창업 6개월 여 만에 2호점을 냈었습니다.
60 여 가지의 샌드위치, 샐러드, 디톡스 주스, 그릭 요거트 등이 있었지만 2호점에서는 컨셉을 다르게 가져가면서 메뉴도 인기 메뉴로 30여 가지로만 해봤는데요.

컨셉은 카페지만 일식집 오마카세처럼 먹고 갈 수 있는 닷지 형태의 Bar 테이블을 놓고 바리스타가 카운슬링해주는 역할까지 서비스를 하는 아주 특이한 컨셉의 매장이었습니다.
'ㄷ' 모양의 바로 구성된 카페는 오픈형 매장이라 외부에서도 다 볼 수 있고, 조리 과정부터 플레이팅까지 모든 것을 고객이 보고 확인할 수 있는 경험을 제시하는 것이라는 기획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러한 매장을 운영하면서 극명한 장 단점이 존재했지만 성공한 포인트는 실험적 매장 컨셉에 매출보다 매장 운영에 대한 경험치가 많이 늘었고, 효율적인 매장 관리를 어떻게 하면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과 앞으로의 방향성을 잡는 데까지 시간을 단축시킨..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저의 소중한 경험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단점은 고객 서비스가 부담스럽다는 것.. 'ㄷ'모양에서 전체 고객들이 내가 만드는 샐러드, 샌드위치 그리고 커피를 내리는 것까지 다 보고 확인할 수 있다는 것에 엄청난 중압감이 들었다고 했던 직원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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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2호점은 오토 매장이었습니다.
컨셉만 봐서는 대표가 직접 일을 해야 될 것 같고, 운영해야 할 것 같지만 저런 공간에는 제가 없는 게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고객한테 눈치 받는 것도 일인데 저까지 같이 일한다고 하면 같이 할 수 있는 직원이 몇 명이나 있을까요?

네, 오토 매장의 조건들은 몇 가지 있습니다.
매장이 크고 직원들이 많으며 내가 굳이 일을 안해도 잘 돌아가는 매장이면 오토가 가능하겠지만 보통은 인건비가 가장 크고 내가 없으면 안 돌아간다는 책임감과 오해? 같은 게 있어서 못하는 대표님들이 상당히 많이 계십니다.

전 두 매장을 운영하면서 6개 월 가까이 오토로 운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아예 매장을 가지 않거나 신경안쓴다는 게 아니라 제가 매장에서 고객 서비스를 최소화시킨, 정확히는 출퇴근을 자유로이 가져간 부분입니다.

대표가 매장 근무를 하는게 가장 이상적이긴 하지만.. (주인의식은 진짜 주인만 의식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최소한의 힘을 빼고 그 뺀 힘을 다른 곳에 투입해야 오토 매장이 유지가 됩니다.

즉, 실제 매장에서 근무만 안할뿐이지 대표는 매장에 안 나가는 만큼 다른 일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오프라인 제휴를 찾는 마케팅이라든지, SNS 홍보 운영 그리고 매장에 더 투자하기 위한 투자 유치나 추가 매장을 오픈하기 위한 시장조사, 인맥관리 등 무궁무진하게 많이 있습니다.

매장을 오토로 돌리고 그냥 놀러만 다니면... 안 봐도 그 매장 운영은 뻔하겠죠?

그리고 오토 매장을 꿈꾸신다면 몇 가지 헷지 도구를 심어놔야 합니다.
예를 들면 전 샐러드, 샌드위치 등 모든 메뉴가 주문 시 즉석 제조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매장에 근무하지 않기 시작하면서 당일 제조 당일 판매 원칙의 샐러드와 샌드위치 중 몇 가지 메뉴를 새로이 기획했습니다.

메뉴 공부는 아무리 많이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다 고객들을 위해, 브랜드를 위한 길이니까요.

즉, 무작정 매장 밖으로 나간 것이 아니라 이렇게 제가 없어도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 놔야 한다는 것이겠죠. 그리고 외부에선 SNS 운영이나 제휴, 그리고 시장 조사는 물론 투자 유치를 진행하면서 매장에 출근하는 날에는 직원들에게 그 내용을 간략히 공유해줬습니다. 즉 나도 외부에서 열심히 일하고 우리들의 성장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일종의 보고? 식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제가 없을 때 매출이 상승 또는 유지되는 것에 감사의 표시는 당연한 것이겠고요.(물질적, 심적)

오토 매장이 힘든 창업 아이템이 샌드위치, 샐러드, 그릭 요거트 였지만 그만큼 헷지 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어 놓으면 불가능하지도 않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오토 매장 전 매장 전체 시스템과 운영은 알아야하니 꼭 근무를 해보시길 추천드린답니다.
(전 매장에서 근무하는게 너무 좋고 재밌어서 오토 매장은 체력이 힘들어질 나이 때 해볼라고요...)

그럼 전 다시 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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