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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화 카페 창업, 고객이 화를 내면서 사장 나오라고....하는데요?
    조뫼얼 카페 창업 이야기 2022. 9. 3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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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카페를 창업하고 가장 힘들었던 것 중 하나가 직접 장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유통도 있었고, 온라인 주문도 있었는데요. 유독 야채와 과일은 재래시장을 가는 편이었습니다.

    2호점 근처에 시장이 있기도 했고, 눈으로 직접 보고 확인할 수 있는 야채와 과일을 선택하는 건 아무리 몸이 피곤하고 지쳐도 미룰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샐러드와 샌드위치를 판매하기 때문에 재료의 신선도는 즉각 매출에 연결되기 때문이었죠.

    직접 발로 뛰며 장을 볼 때 살아있음을 느꼈다 by 조뫼얼


    어느 날처럼 장을 보고 양손은 무겁게 차로 향하고 있었는데, 1호점 매장에서 전화가 옵니다.

    보통은 급하지 않으면 메시지를 남겨놓는데, 전화가 온다는 것은 매장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였기에 불안하기 시작합니다.

    "여보세요"

    "사장님.. 손님이 사장님을 찾고 있어요"

    "네? 제 제인인가요?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하세요"

    "아뇨...메뉴가 40분 늦게 나왔다고.. 사장님 빨리 오라고 기다리고 계세요"

     

    아.. 고객 클레임인데 매장에서 해결이 안되니 저를 찾고 있는 거였습니다. 전 무리할 정도로 빨리 매장으로 향했습니다. 가면서 엄청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상황을 잘 모르니 매장에 가는 게 먼저였습니다.

    주차장에서 뛰어올라가면서 매장 직원으로부터 메시지를 확인했는데,

    "매장에 두 테이블밖에 없었고 밀린 주문은 없었지만 전화드린 고객님 메뉴 주문받고 결제하고 깜빡하고 메뉴를 안만들었지 뭐예요.."

    대략 상황은 알 것 같았습니다. 아 주문 딜레이..!! 그것도 주문이 밀려있지 않은 상태에서 까먹었다니..?


    숨을 헥헥대며 단숨에 고객님이 계신 테이블로 향했습니다.

    팔짱을 끼시고 나온 샐러드는 하나도 드시지 않고 계셨죠.

    고객님이 절 보자마자 테이블에 한쪽 무릎을 꿇고 말씀드렸습니다.

    "고객님 저희 매장에서 불쾌한 일이 있으셔서 저를 찾으셨다고 들었습니다"

    "당신이 사장이에요?" (상당히 날카로웠습니다..)

    "네 맞습니다. 고객님 어떤 불쾌한 일이 있으셨는지 불편하시겠지만 저에게 알려주시면 조속히 처리하겠습니다"

     

    고객님은 절 응시하시고, 숨을 깊게 들어마신 후 메뉴가 너무 늦게 나왔는데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표정에서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사장님을 부른 거고, 사과를 듣고 싶었습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전 더욱더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고 매장에서 일어난 모든 일은 제가 책임지는 것인데, 고객님이 불쾌하셨다면 제가 사과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이후 매장에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가 노력하겠습니다. 

     

    짧게 오고 가는 대화 속에서 고객님은 마음이 풀리셨는지, 그리고 너무 억울했다며 30-40분을 기다린 것도 그런데 내 메뉴를 받은 걸 어떻게 까먹을 수 있냐며 저에게 고객이 느꼈을 감정적인 부분을 공유해줬습니다.

     

    전 보통 클레임을 받으면 "아.. 어쩌지?" 라기보다는 그 상황을 시뮬레이션해보며 고객의 입장과 매장의 입장을 각각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냉정하게 어느 쪽이 잘하고 더 못하고를 떠나 고객님의 편에 섭니다.

    고객의 입장일 수밖에 없는 건 우리는 고객님들의 돈이라는 가치를 받고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이유가 타당하지 않더라도 저는 보통 고객들이 요구하는 상황 이상을 들어주려고 했습니다.

    일반적인 사과와 진정하고 정중한 사과의 차이는 고객이 알 수 밖에 없다 by 조뫼얼

    간단한 사과를 받기 원하는 고객님에게는 더 정중하고 진심 있는 사과를 해드렸고, 음식에 이물질이 나와 환불을 요구하시는 고객님에게는 환불은 물론, 다음번에 방문 시 서비스는 물론 기억하고 있다가 더 신경 써드립니다.

    그래서 우리는 클레임은 언제나 어떻게 발생될지 아무도 모르는 예측 불가한 영역이라는 걸 항상 인지하고 있어야 하며 클레임이 발생하더라도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말하는 태도를 갖춰야 합니다.

    정말 어려울 수 있는 부분이지만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사과와 대처와 정말 진정성 있는 사과와 대처는 고객들이 다 알 수밖에 없는 것을요.

    제가 잘한 건 이런 점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철저하게 진정성 있게 접객했다는 노력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고객 재 방문율이 1호점은 96.5%. 2호점은 95%가 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밖에 있는데 사장 오라고 해~라는 전화를 받으시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전 같은 상황이라면 예전과 똑같이 매장으로 달려가서 고객님을 만날 것입니다.

     

    그게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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